I. 서론
2019년 12월 COVID-19가 처음 보고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1]. 2023년 4월 기준으로 COVID-19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6백만 명에 달했고, 보건의료 종사자 또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2,3]. 우리나라도 2020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3천 4백만 명이 감염되었고, 3만 5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4]. 이외에도 우리나라는 COVID-19 대응 초기에 의료 인력과 음압 격리병상 등의 자원 부족 문제를 겪었다[5]. 의료진에게 제공되는 마스크와 방호복 수급조차 원활하지 않았으며,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해 병원의 업무강도가 급증하였다[6]. 의료진들이 경험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적절한 근무 환경이 마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7,8], 정부와 의료진 모두 COVID-19 대응 경험 및 자원 부족, 그리고 교육 및 훈련의 부재로 인해, 질병관리청(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KDCA)에서 제공한 지침과 정보를 임상 현장에 적절히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다[9].
2023년 5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COVID-19의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 종식을 선언하고, 이를 풍토병 단계(endemic)로 전환하였다[10]. 그러나, COVID-19 이후에도 신종감염병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향후 유사한 재난상황이 발생할 경우 의료진이 겪는 다양한 심리사회적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간호사는 환자에게 직접 돌봄을 제공하는 주요 인력으로, 감염예방 조치에 따라 환자와 보호자를 직접 돌보고 교육시키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11]. 한편, 이들은 개인보호구 착탈의와 격리실 담당, 오염원 관리 등으로 인해 간호 업무량이 증가하면서[12] 간호사들은 소진과 재감염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자원 부족으로 인한 갈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7]. 따라서, COVID-19 기간 동안 간호사의 경험은 향후 재난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선행연구에서 이루어진 COVID-19 팬데믹 동안 간호사 경험에 대한 질적 체계적 검토는 주로 간호사들이 경험한 어려움과 그에 따른 심리적, 사회적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간호사의 COVID-19 대응에 관한 고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13-15]. 또한, Joo & Liu(2021)는 국가별 문화적 관점이나 신념의 차이로 연구결과를 전 세계 모든 간호사에게 일반화할 수 없으며[14], Stjernsw & Liu(2021)은 간호사의 태도와 경험이 각국의 팬데믹에 대한 대응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15]. 즉, COVID-19 기간 동안 간호사 경험에 대한 이해를 위해 우리나라 간호 환경 및 문화적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데, 선행연구에서 검토된 한국 간호사 대상 연구는 1건에 불과하여, 한국 간호사 대상 연구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COVID-19 시기 동안 국내 간호사의 경험을 다룬 질적 연구를 대상으로 Whittemore & Knafl[16]이 제시한 통합적 문헌고찰을 수행하였다. 통합적 문헌고찰은 다양한 연구설계 및 방법론에 걸쳐 관심 현상 및 주제를 포괄적으로 검토하는데 용이하므로[16], COVID-19 기간 동안 다양한 의료환경에서의 간호사 경험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질적 연구는 COVID-19 기간동안 간호사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간호사의 인식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간호사의 심리사회적 경험을 이해하는 것은 간호사가 적절한 지원을 받도록 할 수 있으며, 환자에게 고품질의 치료 제공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II. 본론
이 연구는 COVID-19 상황에서 한국 간호사의 환자 돌봄 경험을 탐구한 질적 연구논문들을 통합적 문헌고찰 방법으로 분석한 문헌분석 연구이다. Whittemore & Knafl[16]이 제시한 통합적 문헌고찰 방법론을 사용하였으며, 연구문제 규정(problem identification), 문헌 검색(literature search), 문헌 평가(data evaluation), 문헌 분석(data analysis), 문헌 제시(data presentation)의 5단계를 따랐다.
Whittemore & Knafl[16]이 제시한 통합적 문헌고찰의 첫 번째 단계는 연구자가 문헌을 통해 고찰하고자 하는 연구문제와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COVID-19 상황에서 한국 간호사의 환자 돌봄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다.
두 번째 단계는 연구 주제에 적합한 모든 문헌을 단계적으로 선별하여 결정하는 문헌검색 단계로, 연구의 신뢰성과 문헌 검색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그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여야 한다[16]. 본 연구를 위해 2023년 3월 20일부터 4월 9일까지 국내 데이터베이스 4곳과 국외 데이터베이스 4곳에서 문헌검색을 수행하였다. 연구 목적에 적합한 논문을 찾고자 국내 데이터베이스는 ‘코로나 19’, ‘간호사’, ‘경험’, ‘질적 연구’, ‘한국’의 검색어를 사용하였으며, 국외 데이터베이스의 경우 ‘COVID-19’, ‘nurse’, ‘experience’, ‘qualitative research’, ‘South Korea’의 검색어를 조합하여 사용하였다. 문헌검색 범위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환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 이후 출판된 문헌으로 설정하였으며, 영어 또는 한국어로 기술된 논문을 검색하였다. 문헌의 선정기준은 1) COVID-19 기간 동안 간호사의 돌봄 경험과 관련된 논문, 2) 간호사 지지 및 대응 경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논문, 3) 심사(peer-review)된 논문, 4) 질적 연구 방법의 논문이다. 제외기준은 1) 출판되지 않은 학위논문, 학회관련자료, 종설, 문헌고찰 논문, 2) 연구대상이 간호사가 아닌 연구, 3) 원문이 확인되지 않는 논문으로 선정하였다.
검색결과, 국내 데이터베이스에서는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NDSL) 21건, 누리미디어(DBPIA) 28건, 한국교육학술정보원(RISS) 27건, 한국학술정보(KISS) 51건이 검색되었으며, 국외 데이터베이스에서는 PubMed 8건, CINAHL 6건, Cochrane 0건, EMBASE 17건으로, 총 158건이 확인되었다. 이 중 중복논문을 제외한 109편에 대해 연구자 2인이 독립적으로 검토하였으며, 불일치 논문에 대해서는 추가 합의과정을 거쳤다. 1차 선별과정은 문헌의 제목과 초록을 검토하였으며, 선정 및 제외 기준에 따라 한국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지 않은 문헌 17편, COVID-19 기간과 무관한 문헌 3편, 질적 연구가 아닌 문헌 56편, 원저가 아닌 문헌 5편을 제외하였다. 2차 선별과정에서는 문헌의 전문을 상세히 읽으며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9편의 문헌을 최종 선정하였다. 문헌검색 및 선정과정은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의 보고형식(preferred reporting items for systematic reviews and meta-analysis, PRISMA)으로 <Figure 1>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선정된 문헌의 질 평가는 연구의 신뢰성, 진실성, 엄격성을 평가하기 위한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CASP(critical appraisal skills programme)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검토하였다[17]. CASP 체크리스트 항목은 연구의 목적과 방법, 연구설계, 참여자 모집 전략, 자료수집 방법, 연구자와 참여자 관계의 적절성, 윤리적 고려, 분석의 엄격성, 결과진술의 명확성, 연구 가치에 대한 평가가 적절한지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활용되며, CASP 점수가 높을수록 연구가 체계적으로 수행되었음을 의미한다[17]. 두 명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문헌을 평가하였고, 평가에 불일치가 있을 경우 논의를 거쳐 합의를 이루었다. 그 결과, 9편의 문헌은 모두 7점 이상(10점 중 10점 2편, 9점 4편, 8점 2편, 7점 1편)으로 평가되었으며(Table 1, Appendix 1 참조)에 제시하였다. 질적 문헌의 합성에서 문헌의 질 평가는 문헌선정의 절대 기준으로 삼지 않아야 하며, 해당 문헌을 이해하는 데 참고사항으로 활용할 것으로 권고되고 있어 이를 준수하였다[18].
본 연구의 연구자는 최종 선정된 9편의 논문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COVID-19 발생 기간 동안 국내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면서 경험한 어려움과 대응전략이 도출된 원문의 결과를 표시하였다. 데이터 합성을 위해 Thomas & Harden(2008)이 고안한 주제별 분석 및 종합을 사용하여 선택한 연구에서 반복되는 주제를 찾았다[19]. 두 저자는 명확한 질적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해 1) 선택된 연구에서 초기 코드 생성, 2) 유사성을 기반으로 코드에서 서술적 주제 검색, 3) 주제 초록 및 검토 등 세 단계의 주제 종합을 수행하였다. 자료를 축약하고자 표시한 결과 중 의미 있는 부분을 추출한 후 표로 정리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주제(category)와 하위 범주(sub-category)로 그룹화하였으며, 하위 범주의 속성을 내부/외부요인으로 구분하여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 선정된 연구 9편의 일반적인 특성은 다음 Table 2와 같다. 국내 간호사의 COVID-19 기간 동안 환자 간호 경험을 탐구한 질적 연구는 2020년 1편(11.1%/A1), 2021년 5편(55.6%/A2, A3, A4, A7, A8), 2022년 2편(22.2%/A5, A6), 2023년 1편(11.1%/A9)이 발표되었다. 자료 수집기간은 2020년이 4편(44.4%/A1, A2, A7, A8), 2020~2021년이 2편(22.2%/A4, A9), 2021년이 3편(33.3%/A3, A5, A6)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근무장소는 COVID-19 병동이 2편(22.2%/A5, A7)이 있었으며, 나머지 연구(77.8%)에서는 음압병동, 격리병동, 중환자실, 응급실, 선별 진료소 등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설계는 현상학적 연구방법이 5편(55.6%/A1, A2, A5, A6, A7), 근거이론방법이 2편(22.2%/A4, A8), 질적 서술적 연구방법이 1편(11.1%/A9)이었으며, 질적 연구 설계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문헌도 1편(11.1%/A3)이 있었다. 자료의 분석방법의 근거로 Colaizzi(1978)[20]의 방법이 5편(55.6%/A1, A2, A5, A6, A7)으로 가장 많았으며, Strauss & Corbin(1998)[21]의 방법(A4), Corbin & Strauss(2014)[22]의 방법(A8), Elo & Kyngäs(2008)[23]의 내용분석 방법(A3), Braun & Clark(2006)[24]의 주제분석 방법(A9)이 각 1편(11.1%)씩 있었다. 인터뷰 방법은 포커스 그룹 인터뷰와 개별 면담을 함께 진행한 논문이 1편(11.1%/A3)이 있었으며, 나머지 8편(88.9%)은 개별 심층면담으로 진행되었다. 자료수집 환경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연구가 5편(55.6%/A1, A3, A4, A5, A8)이었고, 대면과 비대면 인터뷰를 동시에 진행한 연구가 3편(33.3%/A2, A6, A7), 비대면 인터뷰만 진행한 연구가 1편(11.1%/A9)이었다. 연구 참여자 모집 방법은 3편이 편의 표본추출을 통해 이루어졌으며(33.3%/A3, A6, A9), 눈덩이 표집방법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한 연구가 2편(22.2%/A1, A7), 편의 표본추출과 눈덩이 표집방법을 모두 사용한 연구가 3편(33.3%/A2, A4, A5)가 있었고, 그 밖에 이론적 표집방법을 활용한 연구가 1편(11.1%/A8)이 있었다. 연구의 참여자 수는 최소 9명에서 최대 23명이었다.
No | Author (year) | Purpose | Working place | Methodology/data analysis | Data collection | Sampling/participants | Data collection period |
---|---|---|---|---|---|---|---|
A1 | Oh et al. (2020) [25] | To investigate the experiences of nurses in a general hospital with an 800-bed size, temporarily closed after a confirmed case of COVID-19 | Isolation/neurology/neurosurgery/nursing care integration/orthopedic/surgical ward, outpatient safety clinic center, screening clinic center, surgical ICU | Phenomenological method/ Colaizzi (1978)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Snowball sampling / 10 nurses | '20.5.–'20.6. |
A2 | Kim & Cho (2021) [26] | To examine the emotions experienced by Korean clinical nurses during the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pandemic and to understand their essential meaning in depth | Infection control department, medical-surgical/ neurological/psychiatric closed ward, administrative department, ER, hemodialysis room, nursing department, ICU | Phenomenological method/ Colaizzi (1978)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video interviews) | Purposive and snowball sampling/ 12 nurses | '20.6.– '20.12. |
A3 | Oh et al. (2021) [27] | To explore nurses’ working experiences during the pandemic at a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dedicated hospital in Korea | General ward, ICU | Qualitative content analysis/Elo and Kyngäs (2008) | Focus groups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Purposive sampling/ 20 nurses | '21.3.–'21.6. |
A4 | Lee & Song (2021) [28] | To develop a situation-specific theory to explain nurses’ experiences of the COVID-19 crisis | Emergency isolation ward, isolation ward, ICU | Grounded Theory method/ Strauss & Corbin (1998)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Purposive and snowball sampling/ 16 nurses | '20.9.–'21.1. |
A5 | Kim et al. (2022) [29] | To explore the experiences of ward nurses participating in COVID-19 patient care | COVID-19 ward | Phenomenological method/ Colaizzi (1978)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Purposive and snowball sampling/ 12 nurses | '21.5.–'21.6. |
A6 | Suh & Kim (2022) [30] | To describe and understand the meaning and essence of care experienced by long-term-care-hospital nurse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 Long-term care hospitals | Phenomenological method/ Colaizzi (1978)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telephone interviews) | Purposive sampling/ 10 nurses | '21.4.–'21.6. |
A7 | Ji & Lee (2021) [31] | To explore the experiences of new nurses who took care of COVID-19 patients | COVID-19 designated hospitals & designated wards | Phenomenological method/ Colaizzi (1978)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online interviews) | Snowball sampling/ 9 nurses | '20.9.–'20.11. |
A8 | Kim & Kim (2021) [32] | To develop a substantive theory and provide basic data with which to develop intervention programs that can support nurses caring for COVID-19 patients | Nationally designated COVID-19 hospital in the negative pressure ward | Grounded theory/ Corbin & Strauss (2014)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ace-to-face) | theoretical sampling/ 23 nurses | '20.8.–'20.10. |
A9 | Lee et al. (2023) [33] | To gain a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the experiences of frontline nurses who provided direct care for COVID-19 patients | General ward, infectious ward, ER, ICU | Descriptive qualitative study/ Braun & Clark’ Thematic analysis (2006) |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Online interviews) | Purposive sampling/ 14 nurses | '20.12.–'21.4. |
간호사들은 COVID-19 감염 전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으며(A1, A2, A3, A4, A5, A7),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COVID-19 현장에 갑작스럽게 투입되어 혼란을 경험하였다(A3, A4, A8, A9). 방호복 착용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A1, A5)과 급작스러운 환자상태 변화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A3, A5, A8)를 호소하였다. 반복되는 집단감염의 확산으로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절망감과 좌절감을 경험하였으며(A2, A4),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혼자 감내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지쳐가는 간호사의 모습이 드러났다(A2, A4, A5, A6). COVID-19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A4), 간호사들은 충분한 사전교육과 훈련을 받지 못하고 업무에 투입되었으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과 좌절감을 겪었다(A5, A7, A8, A9).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환자에 대한 불신과 원망, 선입견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였고(A2, A3, A9), 이로 인해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경험하였다(A9). 일방적인 인력배치와 내 편이 되어주지 못하는 간호관리자 등 병원 조직에 대한 원망(A4)과 방역 당국의 초기 대처에 대해 불신감(A2)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간호사들은 본인이 감염원이 되어 지인과 가족들에게 피해를 미칠 것을 걱정하였다(A1, A2, A3, A5, A6). 감염병원으로 낙인 찍히거나(A1, A6), 전문직인 간호사가 전파자가 되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일반 대중들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 우려하였다(A2, A5).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타인으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받거나 거부 당하면서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하였다(A1, A4, A5, A6, A8).
간호사들은 COVID-19로 인해 즉각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직접 간호 제공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제한된 돌봄을 제공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으며(A4, A9), 악화되는 환자를 지켜만 봐야 하는 상황을 비롯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지 못함에 도덕적 고뇌를 경험하였다(A2). 한편, 의료인으로서 책무와 이로 인해 가족들의 안위 사이에 갈등을 겪기도 하였다(A6).
COVID-19 환자 선별, 접촉자 및 방문객 관리, 발열체크, 청소 및 소독 등 감염관리와 방역 업무가 증가한 반면(A2, A5, A6), 보호자, 간병인, 행정직원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택배 관리, 이송 등 비 간호 업무까지 간호사들이 도맡아 하게 되었다(A1, A5, A6, A7, A9). 하지만 반복되는 미숙련자의 충원과 파견근무로 인해 오히려 업무 피로가 누적되었다(A5). 더구나 쉬지 못하는 근무 환경 속에서 번거롭고 힘든 방호복 착용은 간호사들을 극도의 혼란과 피로감을 호소하게 했다(A2, A3, A5).
간호사들은 감염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사적모임을 제한하였다. 또한, 수시로 COVID-19 검사를 받고,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A2, A5).
간호사들은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등의 전략과 함께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마음을 다잡기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하였다(A3, A4, A8, A9). 특히 감염병 대유행 시기 동안 간호사에게 주어진 책임과 사명감을 가지고(A2, A3, A5), 간호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인식하였다고 하였다(A7).
간호사들은 환자의 회복과 긍정적인 피드백으로부터 위로를 받았으며(A2, A4), 간호 관리자의 적극적인 지원과 동료애(A4, A8, A9), 주변사람들의 격려와 간호사에 대한 대중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는 어려움을 대응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고 하였다(A7, A9).
간호사들은 환자의 개인위생 및 요구를 세심하게 살피고(A5), 고립된 환자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A1, A5). 감염관리에 경각심을 갖고(A5), 업무 체계를 정립하고자 하였으며,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였다(A4).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체계화된 지침을 만들고, COVID-19 환자 간호를 위한 시설과 물품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등 감염관리체계의 안정화 과정에 참여하였다(A5, A6). 또한, 전문간호 지식을 습득하고 병원교육에 참여하는 등 외부자원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A8).
15개의 하위 범주의 속성을 내부 요인 및 외부 요인으로 분류하였다. 그 결과, 간호사가 경험한 어려움 중 내부 요인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사회적 낙인과 고립’, ‘윤리적 딜레마’였으며, 외부 요인의 경우 ‘인력 및 장비 부족’, ‘업무량 증가’, ‘미흡한 방역 체계’, ‘부적절한 대우 및 보상’이었다. 간호사가 경험한 어려움에 대한 대응과 관련하여 내부 요인은 ‘철저한 개인 방역’, ‘마음 다잡기’, ‘업무개선을 위한 노력’이었고, 외부요인은 ‘외부로부터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격려’였다. 마지막으로, 간호사의 변화와 관련하여 내부 요인은 ‘전문직 가치 추구’, ‘적응’, ‘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좌절’이었으며, 외부요인은 ‘사회 및 환경 변화 인식’이었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에 COVID-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발행된 질적 연구를 통합적 문헌고찰 방법으로 검토함으로써, COVID-19 팬데믹 동안 국내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면서 경험한 어려움과 대응, 그리고 경험 변화에 대해 분석하였다. 통합적 문헌고찰 결과, 현상학적 연구 방법이 9편, 근거이론방법이 2편, 질적 서술적 연구방법이 1편이었으며, 자료 분석방법으로는 Colaizzi(1978)의 방법이 최종 분석대상 논문 9편 중 5편으로 가장 많았다. 연구는 병동뿐만 아니라, 중환자실, 응급실, 선별 진료소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주로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8편). 비대면 인터뷰가 활용된 연구가 4편이 있었으며, 연구 참여자 수는 9명부터 23명까지 다양하였다.
코로나 19 팬데믹 동안 간호사가 경험한 어려움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간호사들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사회적 낙인과 고립, 윤리적 딜레마 경험, 의료장비 부족, 업무량 증가, 미흡한 방역체계, 부적절한 대우 및 보상 등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코로나 시기 간호사의 경험과 유사한 결과이다[34,35]. 특히, 높은 업무량,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인력과 의료물품 등 지원부족, 사회적 낙인과 고립과 같은 요인들은 의료 전문가의 소진(burn out)과 심리사회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36,37], 실제로 코로나 19 유행 시기 의료전문가의 상당 수가 소진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38].
구체적으로, 간호사들은 본인이 감염원이 될 것에 대한 걱정과 감염원이 되었을 때 받게 될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 등 사회적 낙인과 고립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간호로 인한 스트레스는 퇴근 후 가정에서도 지속되었으며, 신체적, 정신적 회복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Zheng et al.(2021)에 따르면 COVID-19 의료현장에서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 등의 의료진 중 간호사는 환자접촉이 많은 만큼 다른 의료 종사자보다 정신건강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재난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에 대한 특별한 주의와 심리적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39]. 또, 간호사들은 감염병으로 인해 돌봄이 제한되는 상황과 환자의 존엄성을 지켜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윤리적 딜레마를 경험하였다. 이는 재난간호에서 직업윤리와 비상/응급상황 사이에서 오는 갈등으로 Ruth-Sahd(2022)의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40]. 마찬가지로 ICN에서는 재난간호에서 윤리적 관행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41]. 간호사가 겪는 윤리적 고통의 정도는 COVID-19 대유행 이후 간호사들의 높은 이직률을 설명하는 Gab Allah(2021)의 연구에서 짐작할 수 있다[42]. 또, 간호사들은 파견근무자에 대한 차별적 보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등 보상 및 지원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느꼈다. 이는 COVID-19 대응 인력에게만 지급된 감염관리 지원금이 일반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였으며, 간호사의 소진과 연결될 수 있다는 선행연구와 일맥상통하다[43]. 또, COVID-19 감염병의 관리지침이 빈번하게 변경되었는데,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의료기관용 COVID-19 감염관리 지침은 3판[44], 지자체용 COVID-19 감염관리 지침은 14판까지 발표되었다[45]. COVID-19 대응 지침의 잦은 변경은 의료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며, 간호사 소진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간호사의 높은 소진은 의료의 질 저하와 환자사망과 관련되어 간호 성과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므로[46],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COVID-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을 높이기 위해서는 간호사에 대한 정서적 지원뿐만 아니라, 적정 간호인력 확보, 개인보호장비제공, 정부의 일관된 지침 마련 등 개인과 조직 전반적인 차원에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겠다[47].
국내 간호사가 COVID-19 환자를 간호하며 겪은 어려움에 대한 대응에 대해 살펴본 결과, 철저한 개인방역이나 마음 다잡기 그리고 업무개선을 위한 노력 등 대부분 개인 차원의 대응이 이루어졌으며, 외부자원 활용은 많지 않았다. 부서차원에서 감염관리지침을 다시 마련하거나, 교육을 받은 사례도 있었지만 환자의 개인위생을 세심히 점검하고, 감염관리에 경각심을 갖는 등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책무를 넓히면서 업무의 효과를 높이는 대응이 주로 확인되었고, 정부 및 기관 차원의 지지나 교육 시스템 활용에 관한 경험은 언급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명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이러한 현상의 배경을 선행연구를 통해 일부 짐작할 수 있었다. Boussarsar et al(2023)의 연구에서는 COVID-19 기간 동안 튀니지의 병원이 중환자실 병상을 2배 이상 늘리고, 간호사를 4배 이상 채용하며, 의료자원을 크게 증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자원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다[48]. 우리나라 역시 중증환자와 방역대책으로 정부에서 막대한 자원을 동원하였지만, 충족되지 못한 자원에 대해 간호사들이 내부적으로 대응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 또한 감염병 방역을 위해 장비나 물품을 지원받거나 요청하는 것이 아닌 ‘개인방역’이나, ‘경각심’을 갖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어려움에 대응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한 내용을 다룬 Khanjarian & Sadat-Hoseini(2021)의 연구에서는 간호사가 COVID-19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대응으로 ‘마음 다잡기’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고 보고하였다. 이 연구에서 COVID-19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COVID-19 시기에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었으나, 직업과 조직에 대한 감사, 간호사로서의 가치 향상을 통해 이타적 간호로 나아가게 되었고, 이는 업무 만족감과 성과를 경험하게 하였다[49]. 다만 외부자원의 적절한 지원없이 개인차원의 책무와 노력의 증가는 소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추후 재난의료현장에서 간호사의 내·외부자원의 활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여 필요시 이들을 지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COVID-19 발생 시기 간호경험의 변화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참여자는 새로운 의료현장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경험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문직 가치를 추구’하거나 ‘적응’을 경험하였다. 다만, 일부 문헌에서 참여자들은 ‘좌절’을 경험하고 이직의도를 언급하였는데,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이직의도 및 소진에 관하여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COVID-19 시기 간호사가 경험한 어려움에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업무량 증가, 사회적 낙인과 고립 등이 있었다. 해당 요인은 Dall’Ora et al.(2020)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야간 근무, 12시간 이상의 교대 근무, 일정 조정의 어려움, 관리자 지원 부족, 직원 부족 등과 함께 간호사 소진의 예측요인으로 확인되었다[37]. Yildirim et al.(2024)의 연구에서는 터키의 COVID-19 시기 동안 간호사의 회복탄력성(brief resilience scale, BMS)과 소진수준(burnout measure short version, BMSV)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에서 COVID-19 위기 동안 간호사의 약 78%가 이직 의도가 있었으며, 이직의도는 심리적 회복탄력성(BMS) 및 심리적 소진 수준(BMSV)과의 관련성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p<.001)가 발견되었다. 이직을 고려하는 간호사들은 그렇지 않은 간호사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BMS)의 평균 점수가 더 낮았고, 심리적 소진 수준(BMSV)의 평균점수가 더 높았다[50]. 이외에도 Fronda & Labrague(2022)의 연구에서 COVID-19를 경험한 간호사들은 직장과 간호직을 그만둘 가능성이 더 높다고 확인되었다[51]. 또한, Jamebozorgi et al.(2022)은 이란의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간호사들이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했다고 보고했고[52], Khatatbeh et al.(2022)은 예루살렘에서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간호사들이 높은 수준의 소진과 낮은 삶의 질을 경험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53].
그러나, 간호사의 소진은 동료와의 긍정적인 관계, 관리자의 지원, 팀워크를 포함한 긍정적인 환경과 업무관계를 통해 예방될 수 있다[36]. 본 연구에서 참여자의 소진 정도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으나, 이직을 언급한 본 연구의 참여자와 여러 선행연구들을 통해 COVID-19 시기 동안 간호사들이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은 간호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간호사의 소진 징후 및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간호사가 자신의 건강한 생활 보호하기 위한 전략을 구현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간호사를 지지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54].
본 연구는 국내 간호사의 COVID-19 환자 간호 경험에 한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기 때문에, 의료기관 차원의 대응전략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 또한, 간호사들이 COVID-19 기간 동안 경험했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을 주로 응답하였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은 대응전략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려웠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간호사의 COVID-19 환자 간호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를 통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서 간호사가 경험한 어려움의 유형과 대응 및 변화의 특성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신종감염병 유행 등의 재난간호 상황에서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응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재난간호에 필요한 정책 및 지침을 수립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Ⅲ. 결론
이 연구는 COVID-19 발생 기간 동안 국내 간호사가 경험한 어려움과 대응, 그리고 경험의 변화에 대해 Whittemore & Knafl의 통합적 문헌고찰 방법론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간호사들이 COVID-19 시기 동안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는 간호사의 소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반면, 간호사의 대응은 개인 차원의 노력에 의존하였으며, 외부 자원 활용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OVID-19 기간 동안 간호사들은 초기 불안과 두려움을 전문성 확보와 적응을 통해 극복하였으나, 일부 간호사는 좌절과 이직 의도에 대해 언급하며 대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재난상황에서는 간호사의 소진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적정 간호인력 확보, 일관된 지침 제공 등 정부와 기관 차원에서의 대응과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